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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형평운동기념탑 준공식 식사

형평운동기념사업회 0 91
1996년 형평운동 기념탑 준공식 식사


형평운동 기념탑을 준공하는 이 뜻깊은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날씨도 고르지 못한 겨울날, 바쁘신 중에도 귀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를 빛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우리 진주시민을 대표하여 국정과 시정을 돌보시느라 공사다망 하신 김재천 국회의원님과 백승두 시장님, 양윤식 시의장님을 비롯한 시의회 의원님들께서 자리를 빛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멀리 미국에서 오신 임순만 반차별 국제운동 부이사장님, 일본에서 오신 무라코시 스에오 부락해방연구소 이사장님을 비롯한 대표단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참으로 기쁜 날입니다. 드디어 우리 손으로 선조들이 벌였던 형평운동의 찬란한 업적을 기념하는 탑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묻혀있던 형평운동의 역사가 이제서야 비로소 우리들의 삶 속으로 되살아나게 된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깊습니다. 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시다시피, 지금부터 73년전 이곳 진주의 선각자들은 조선의 최하층 천민이었던 백정들의 신분해방을 위하여 형평사를 조직하였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일찍이 신분차별을 없애고 모두가 똑같이 대우를 받는 사회를 만들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곧 인간 존엄과 평등 사회를 이루고자 한 인권 운동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참으로 암울했던 시대에 어렵게 활동을 벌여 나갔습니다. 차별과 억압의 인습에 젖어있던 사람들은 형평운동의 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거센 반대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그 형평운동은 오랫동안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서 잊혀져 가는 듯 했습니다. 특히, 그분들이 추구하였던 “저울「衡」처럼 평등한「平」사회”는 아직도 실현되지 않은 채 인류의 영원한 소망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간 존엄과 평등사회를 희구하는 형평운동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에게 간절히 필요한 것이고, 나아가 더욱 계승 발전시켜야 할 덕목입니다. 이제 비로소, 형평사가 조직 된지 73년이 지나서야, 우리는 형평운동이 처음 일어났던 진주에, 이 유서 깊은 진주성 앞에, 그 분들의 활동을 기념하는 조그마한 상징물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이 기념탑을 제 48회 세계인권선언일인 오늘 준공하는 것 자체가 형평운동을 과거의 것으로 가두어 두지 말고 오늘날에 되살리자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려는 의지의 표현인 세계인권선언은 바로 형평운동이 희구하던 바였습니다. 차별 없는 사회를 희구하는 형평운동의 역사는 오늘날의 우리들에게 진정한 평등사회를 만들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남자 건 여자간, 가진 사람이건 못 가진 사람이건, 배운 사람이건 못 배운 사람이건, 몸이 성한 사람이건 그렇지 못한 사람이건 모두 똑 같이 사람의 존엄을 누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형평사회의 구현은 한낱 구호나 문서로 머물러 있을 내용이 아닙니다. 우리의 실천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주변부터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진정으로 모든 사람이 인간 존엄과 평등을 누리는 사회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우리 이웃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나누어 가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될 때, 진정으로 우리 모두가 '살맛 나는 사회'라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먼 곳에서 이루어져야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우리 사회부터 그렇게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으로 형평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에 우리 모두 다 함께 동참할 것을 바라는 바입니다. 우리 모두 인간 존엄과 평등 사회를 구현하는데 앞장섭시다. 오늘 준공하게 되는 형평운동 기념탑은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조형물로 머물러 있지 않을 것입니다. 이 탑은 우리가 진정으로 형평정신을 실천하고 있는가를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또 인간 존엄과 평등사회를 실현 시켜야 할 미래상의 좌표로서 우리와 후세의 삶 속에 영원히 살아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 형평운동의 역사를 되살리고 기념하는 여러 일 가운데 하나를 마무리합니다.

진주에서 형평사가 창립 된지 7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로 열렸던 1993년의 국제학술회의와 기념식, 학술논문집 발간과 마찬가지로 이번 일도 많은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모든 열의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일본 부락해방운동 관계자들을 비롯한 국내외 여러분들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기념탑 건립을 위해 부지를 제공해 주신 진주시 백승두 시장님과 시민 여러분들의 협력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혼신의 힘을 기울여서 훌륭한 작품을 남겨주신 조각가 심정수 선생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대단히 고맙습니다.

1996년 12월 10일
 

형평운동 기념사업회 회장 김 장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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